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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볶음밥 재작년에 결혼한 아름이와 작년에 결혼한 현정이를 만났다. 주말부부인 아름이는 임신 6개월째, 현정이는 내년쯤 아이를 가질까 한단다. 8살,9살에 처음 만나 여드름난 시절을 함께 보냈고, 고물 스쿨버스를 같이 타고 다녔던 우리는 이제 아이 유모차와 베이비 시터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보니 아이는 36개월까지 엄마가 키워야한다고, 안정적인 정서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요즘 이라는 책을 읽고 있노라는 이야기를 듣다가 나는 내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말이야. 무의식 깊은 곳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엄마는 나를 보호해 줄거야' 같은 믿음이 별로 없는 것 같아. 할머니가 봐주시긴 했지만 나는 나와 내 동생이 맡겨진 낯선 곳에서 '얌전히 있어야지, 내 동생을 내가 지켜야지' 긴장했던 순간들에 대한.. 더보기
2014년 상반기 - BOOK 1. 공부하는 인간 / KBS - 동양인들은 국가를 위해 공부한다. 2. 아벨 산체스 / 미겔 데 우나무노 - 아벨이라 쓰고 카인이라 읽는다. 3. 농담 / 밀란 쿤데라 - 과연 쿤데라, 쿤데라. 4. 아직도 가야할 길 / 스캇 펙 - 달래야 하는 내 안의 어린아이, 훈육해야하는 서른 살의 나. 5. 대중의 반역 / 오르세가 이 가세트 - 대중이여, 언제까지 대중으로 남을 것인가. 6. 패션의 탄생 / 강민지 - 모든 것에는 다 이름이 있다. 7.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 소세키 - 번역가님, 감사합니다. 8. 페미니즘의 도전 / 정희진 - 내 안의 남성성을 깨닫다. 9. 2014 이상문학상 수상집 / 편혜영 외 - '쿤의 여행'의 발견. 처음으로 이름 짓고 처음으로 떼어낸 쿤. 10. 삼성을 살다.. 더보기
. 도림천에서 클래식음악이 흐른다. 베란다 문을 열어놓고 자는 나는 새벽에 때아닌 비발디의 사계를 듣는다. 글은 읽어주는 사람이 있고, 음악은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관악구청 공무원이 am과 pm 구분없이 저장해 놓았을지 모르는 플레이어에서 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내가 듣는다. 매일 새벽녘에 울려퍼지는 음악인지, 오늘 유난히 낭낭한 소리인지 모르겠으나 낮에 자버린 쪽잠때문에 잠 못 이루고 있으므로 내가 듣는다. 그것은 낮잠의 법칙이다. 더보기
의미의 재창조 [광역단체장 당선자에게 듣는다] 광주시 윤장현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6092203045&code=950312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나 역사의 의미들은 현재나 미래의 변화 속에서 재창조해야 한다. 다음 세대들이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5월(5·18민주화운동)을 넘어서도록 해줘야 한다. 그들까지 DJ와 5월의 굴레에 가둬놔서는 안된다. 민감한 문제여도 광주는 이제 그런 논의의 장이 필요한 때다.” 더보기
그렇게 살지 않겠다 그렇게 살지 않겠다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032&aid=0002468060 * 그러니 마음속 모든 규칙이 느슨해지고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몰가치의 관용만이 늘어났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사정이 있게 마련이고, 악역 맡은 사람들도 오죽하면 저러겠느냐고,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대충대충 결과만 좋게 뽑아내면 된다고 허용해줄 때가 늘어났다. 나이 쉰에 이제 와서 그렇게 산 게 부끄러워질 줄이야 누가 알았겠느냐는 말이다.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 더보기
손석희와 항해사 jtbc 뉴스9에서 세월호 전 항해사 김 모 씨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이 인터뷰를 진행한 손석희 앵커는 왜 세월호가 가까운 진도VTS와 연결하는 16번채널을 쓰지않고 제주와 연결하는 12번채널을 썼는지 물었다. 그는 16번 채널은 관계 해경, 항만청, 해수부와 공유하게되는 채널로 문제 발생시 모든 상황이 공개되므로 꺼려져 관행적으로 12번을 사용한다고 증언했다. 이런 사실은 관계 기관에서도 어느정도 알고 있는 관행일 것 이라고 했다. 12번 채널 사용에 관한 의혹은 전에도 보도된 사항이었지만 세월호에서 사고 항로를 운행한 기관사가 직접 증언한것이며 관계기관의 무책임을 명확히 지적한 발언이라 큰 파장이 있을 것이다 인터뷰는 예정시간보다 훨씬 길게 이어진 것으로 보였다. 전 항해사 김 모씨는 거친 사투리를 .. 더보기
거짓 행동 (false activiy) ... 그렇다면 지젝이 왜 사민주의를 비판하는지가 명확해진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본주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관점의 차이일 것이다. 지젝이 보는 자본주의의 미래가 파국으로 향하는 묵시론적인 것에 비해, 사민주의자들의 전망은 훨씬 더 온건하다. 그들은 현재의 위기( 전 지구적 금융위기, 공적 공간의 사유화, 의료/교육/문화 등 공공 서비스의 축소, 정치 세력의 권위주의적 기능 강화,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단지 재분배의 문제에 따른 빈곤의 문제로 축소하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자본주의의 위기 자체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주장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물론 자본주의는 기회주의적 체제이며, 현재의 전 지구적 위기 속에서도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이다. 그.. 더보기
쿤의 여행 / 윤이형 * 참고로 난, 자라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거 안 했어. 남들이 뭐라고 하든, 가능하면 어른이 되지 않고 남고 싶었다고. 그랬는데 떨어져나갔어. 저절로 말이야. 연결 부분이 점점 늘어나면서 너덜너덜해지더니,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뱃가죽 전체에 당기는 것처럼 통증이 느껴지는 거야. 심하지는 않았지만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일어나보니, 없어졌어. 감쪽같이. 뭐가 이런가, 싶었어. 뭐가 이래? 난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내가 왜 어른이 돼야 하는 거야? 그런데 그 뒤로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몸이 쑥쑥 커지기 시작했어. 난 정말 이렇게 되고 싶지 않았는데. * 딸에게 쿤을 물려줄 수는 없었다. 나는 쿤을 업은 채 신음을 흘리며 열람실로 갔다. 검색용 컴퓨터에 '쿤'을 입력했다. 수없이 많은 밀란 쿤데라 연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