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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겨울. 러브액츄얼리, 호두까기 인형, 라트라비아타, 난타. 그리고 광화문. 2015년 겨울과 10여 년 전 겨울이 겹친다. # 곰식이와 보내는 첫 크리스마스에 유니버셜 발레단의 을 보았다. 10년 만에 국립발레단 을 보며 어린 마리역을 맡은 재벌 4세 여자아이의 앙증맞음을 눈여겨 보았다. # 더이상 볼 영화가 없을 정도로 극장에 갔던 그 겨울에 를 보았다. 나는 10년만에 사실 마지막 공항 장면에서 네 손을 잡고 싶었노라고 고백했다. 그 땐 이 영화를 손잡고 다시 보게 될 줄 알았을까. # 카타리나 언니가 열심히 연말 야근을 하는 동안 국립오페라단의 를 보며 "포스코 가족 여러분, 올 한해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라는 인사를 들었다. 수고한 사람과 인사 받는 사람을 따로 있었다. 어느 오페라단이나 알프레도보다 제.. 더보기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 한다는데.. 최민영 [부모를 바라다] http://m.khan.co.kr/view.html?artid=201510302046425&code=990100 " 깊은 사랑은 아끼는 대상의 우상을 세우고 금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흠결까지 모두 직시하고 포용할 때에 가능하다. 그렇게 자녀가 부모를, 한 세대가 이전 세대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포용하면서 우리 사는 세상이 힘을 얻는 것 아닐까." * "절대 먼저 그리스도를 이야기하지 마라. 그리스도가 궁금해지는 삶을 살아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지금의 나는 (사랑하기 위해) 부모 세대를 포용해야하고, 내가 그 세대가 됐을 때는 (사랑받기 위해) 이 말을 기억해야 한다. 더보기
편지 언젠가 당신들께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아니, 저는 매순간 편지를 쓰고 있었습니다. 포도주 한 잔 앞에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싶기도 했고, 차마 꺼내지못했던 돌직구를 날려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저는 당신께 수많은 편지를 써서 서랍 깊숙이 넣어놓고 시간이 되면 고쳐써서 때가 되면 부치려했던 것입니다. 이제 때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애초에 '시간'이라는건 있을 턱이 없고 '때'라는 건 영영 오지 않는다는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흐르는 시간과 떠다니는 때를 일부러 잡아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우선, 저는 요 몇 달 아주 행복했습니다.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혹시 무자비한 탄원 같은 편지 일거라 생각하셨는지요, 당신도 제가 꽤 행복한 얼굴을 했던 순간들을 기억하실테니 꼭 그렇게 예상하진 않으셨.. 더보기
* 무알콜 맥주를 마시고 카페인 없는 커피를 찾고 무글루텐 빵을 먹는 것은 마치 상처받지 않는 사랑을 하고 희생없는 영광을 얻고 고민없는 삶을 살고 싶어지는 욕심 같아 보인다. 더보기
* 준디가 어느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 나는 며칠 전부터 대회 마치면 어디를 데리고 갈까, 뭘 해 먹일까, 무슨 이야기하며 꽁냥거릴까를 계획했다. 혼자 들기도 힘든 큰 수박을 샀고, 오래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가츠동을 만들어 먹이고, 옥수수도 삶아 지퍼팩에 야무지게 넣어 혹시 배고프면 꺼내먹으라 했다. 주말에 카 쉐어링 하는것은 쉽지 않았고 서울 각처의 운영시간을 체크하는 것은 번거로웠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나를 위해 한 일이었다. 서로는 그것을 무심하게도 잘 알고 있었다. 엄마와 내가 그랬다. 나와 민식이가 그랬다. 더 나아가자면 선배와 내가 그랬던것 같다. 더보기
조직, 규칙, 습관 " 우리가 길을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우리에게 거짓 안도감을 주는 조직 안에, 우리를 가혹한 심판관으로 만드는 규칙들 안에, 그리고 우리를 안심시키는 습관 안에 갇혀버리는 것을 두려워하며 움직이기 바랍니다. " 중. 더보기
* 너랑 놀 때가 좋았지. 너랑 일할 때가 좋았지. 이 정도면 성공한 서른셋 :) 더보기
* 언제부턴가 존댓말하는 후배보다 반말하는 어른이 더 의아해지기 시작했다. 지루한 대답보다 불타는 열정을 더 참지 못하고 짝사랑보다 편애받는 것이 훨씬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바야흐로와 시나브로 사이에서 순간을 사는건 고단한 일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