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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 언니~ 잘 지내? 나 수시로 쓴 대학에 갈 것 같아. 집에서 10분도 안 걸려. 멀리 가고 싶었는데 내심 엄마는 좋아하는 것 같아. 다행이지 뭐. 처음에 거기로 수시 쓰라고 했을 때 내가 막 화냈거든. 내가 거기 가려고 이렇게 공부한 줄 아느냐고. 그런데 지금은 잘 다녀보려고. 목표했던 걸 이룬 건 아니지만 어찌 됐든 대학생이 됐네. 난 지금 이 시간을 얻기 위해 공부한 건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부한 건지 잘 모르겠어. 후자라면 지금 슬프거나 다시 해보려고 하거나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거든. 대학생이 됐구나. 이제 뭘 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 그래도 대학생 됐으니 자주 볼 수 있겠지? * 언니, 바빠? 언니랑 이야기하고 싶어서 .. 언니~ 혹시 언닌 시험을 그만두고 기자가 됐을 때 어떤 마.. 더보기
시복시성 *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가 시복됐다. 시복(beatification)은 교회가 공경하는 인물을 '복자'로 선포하는 것을 말하는데, 복자는 '성인(saint)'의 바로 전 단계로 성인 심사의 대상이 된다. 시복이나 시성을 위해서는 지역 주교가 시복준비조사위원회를 결성해 교황청에 시복 조사를 건의한다. 고인의 언행, 기적 사례 등을 조사해 교황청 시성성에 보고하고 교황의 허락이 나오면 조사가 시작된다. * 시복 조사에서는 보통 두 가지 이상의 기적이 확인되야 하는데 새 교회법에서는 순교자의 경우 순교 사실만 확인되면 기적 심사가 면제된다. 30년 전인 1984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은 한국을 방문해 복자였던 103위를 시성했다. 순교자였던 103명의 한국 복자들은 기적 심사가 면제됐다. 바.. 더보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 소세키 1. 거인 인력과 시대를 벗어나는 방식 서울신문 2010. 3.22 아이들은 하늘 높이 공을 던진다. 그러다 왜 공이 떨어지는지, 왜 위로 오르지 않는지 묻는다. 엄마는 거인이 땅 속에 살아서 '거인인력'으로 공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이 거인은 공만이 아니라 세상만물을 자기 쪽으로 글어당긴다 중 나쓰메 소세키가 잡지 '호토토기스'에 를 연재하기 시작한 1905년 무렵, 일본은 러일전쟁 승전으로 한껏 고무돼 있었다. 이후 일본은 만주와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본격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한다. 대한제국은 열강의 묵인 속에 을사늑약을 강요당했고, 1910년에는 강제로 일본에 병탄된다. 한반도를 식민지로 확보하면서 일본은 강력한 제국에 대한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을 부여받은 근.. 더보기
참여를 망설이는 이유 http://blog.daum.net/senny02/54 예전 블로그에서 퍼옴. (분명 수업시간에 들었을텐데) 저자 이름이 Babbie인것 말고는 생각나는게 없는 학자가 쓴 라는 책에서 우리가 참여(이 책에서는 '용기있는 행동')을 망설이는 이유로 여섯가지를 든다. 1. My Motives Will Be Suspect 2. It's Not My Responsibility 3. I Don't Know What To Do 4. I May Make Things Worse 5. I May Look Stupid 6. Nothing I Do Makes a Difference (당시에도 물었던 질문이지만) 나는 몇 번에서 흠짓 하고 있는가. 더보기
대중의 반역(La rebelion de las masas) / 오르세가 이 가세트 이 책은 어디를 가나 군중들로 가득 착 있다는 얘기로 시작한다. 대중의 출현이다. 여기서 대중은 특별한 자질이 없는 사람들의 집합체이다. 다라서 그들을 '노동대중'으로만 이해해서는 안된다. 대중은 '평균인'이다. 그런데 이런 대중은 이전부터 있었다. 다만 20세기가 직면한 새로운 사실은 이런 대중이 역사무대에 출현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지배하려든다는 것이다. 이른바 대중의 반역이다. P.10 인간을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분류한다면, 틀림없이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자신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스스로 어려움과 부담을 누적시키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에게 아무런 부담도 지우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산다는 것이 매순간 물결을 따라 표류하는 부표 같은 것이어서, 그들.. 더보기
패션의 탄생 / 강민지 Thierry Hermes (1801~1878) 아무것도 바꾸지 않기 위해서 모든 걸 바꾼다. Guccio Gucci (1881~1953) 싼 값의 달콤함이 기억에서 희미해지면 형편없는 퀄리티의 쓴 맛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Gabrielle Chanel (1883~1971) 여성이 어떻게 자신을 조금도 꾸미지 않고 집을 나설 수 있는지 난 이해할 수 없다. 그날이 운명의 상대와 데이트를 하게 될 날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Chrstian Dior (1905~1957) 여인의 향수는 그녀의 손글씨보다 그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야기 해준다. Christobal Balenciaga (1895~1972) 쿠튀리에는 설계에 있어서 건축가여야 하고, 형태에 있어서는 조각가여야 하며 색체에서는 화가, .. 더보기
세상에 흔적을 남겨라 Q. "네 이빨로 세상을 물어라( Put a dent in the universe). 이 말이 너무 좋다. 이제 당신은 정말로 이빨로 우주를 물어뜯을 수 있는 곳으로 가버렸다. 당신은 보수인가, 진보인가? A. 부질없는 질문이다. 세상을 이빨로 물려 하는 자는 진보일 수밖에 없고, 이미 물어버린 자는 보수가 된다. 인생은 세상을 물고, 한번 물은 것을 놓지 않으면서 또 다른 것을 물려 하고, 그러다가 오히려 물리고, 결국에는 입에 문 고기를 내려놓음으로써 끝난다. 그러니까 보수와 진보는 돌고 도는 물레방아다. 하지만 살아있는 한, 세상을 물기 전 그 떨리는 긴장 선 위로 홀로 서야 하고,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리고 평생 물고 있던 것을 내려놓을 때도 떨리기는 마찬가지다. 더보기
토요일 아침에 주말 아침, 카페에서 신문을 읽는다.주인 아주머니가 열어주는 문을 들어서며 치즈 프리즐 한 입 베어 무니 머리가 노곤노곤하다. 세상은, 특히 토요일자 신문은, 게을러지고 싶은 유혹으로 가득차 있다. 나는 그 유혹에 적당히 넘어가면서 행복하게 잘 살아왔다. 오늘은 눈을 부릅 떠본다. 신춘문예 당선자가 23살이란다. 이런, 세상에...더이상 질투가 나지 않는다. 드디어 나는 어른이 되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