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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和

coraggio avanti

 작은 신부님이 새 부임지로 가신다.마지막 인사를 하시면서 " 혹시 저 때문에 상처받으신 분 계시면 너그러이 생각해주십시오" 하셨다. 2년 소임 동안 섭섭한게 있으면 얼마나 있고, 상처받으면 얼마나 받았을까. 신부님은 그 짧은 평화의 인사때 부러 내게 말하셨다. "서원동성당에라도 잘 나가라고 전해줘" 곰식이에게 전하라는 말씀이다. 나는 내게 하는 말도 아닌 그 말에 눈물이 핑 돌았다. 사제는 이런 사람들이구나. 알고 있었지만 잊어버리고, 다시 찾아 기쁜, 어리석음의 행복은 이런 것이다. 곰식이는 부러 더치커피를 한 병 샀고, 두 남자는 얼싸안았다. 신부님은 또 말하셨다. "여기서 떠나면 못 볼 것 같죠? 꼭 그럴것 같던 사람들이 다시 만납니다. 다시 뵐 겁니다" 새 부임지는 평화방송 건물 2층. 아쉬운 눈물이 왠지 쏙 들어간다. 나는 신부님을 위한 기도문에 이렇게 썼다 '....새 소임지에 먼저 가 계실 주님을 기쁘게 뵐 수 있도록 하소서' 신부님의 마지막 인사는 "커피 마시러 와" 였다. 마음이 텅 비었던 어제를 구원할 말들이 생각났다. 


"혹시 저 때문에 상처받으신 분 계시면 너그러이 생각해주세요." " 어느 곳에서든 기쁘게 지내십시다."

"언제든 만나겠죠." " 커피 한 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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