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긍정할땐, '그래, 좋아' 라고 말하고,
부정할땐, '그렇게 하고싶어?'라고 말한다.
그는 또 매우 긍정할땐, '역시 그럴줄 알았어' 라고 하고
매우 부정할땐, '너는 이러이러하단 말이지?'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내가 자기 마음과 꼬옥 맞는 말을 할때나,
제발 그것만은 듣고싶지 않았을때 모두,
대답을 기다리는 나와 상관없이
아무말 하지않는다.
누군가, 인생의 기억 중에 단 한가지만 남긴다면
어떤 순간을 남기고 싶은지 물었다.
유명한 사진작가는 홀로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가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자기에게 줄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서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어린 자신은 그 모습에 가장 편안함을 느꼈다고.
오늘 문득,
내 재잘거림에 아무말 않고 눈 마주치고 있는
그의 모습 하나를 남기고 싶어졌다.
내 인생에 하나 남기고싶은 기억.
대단치않은 일상의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