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군사를 조선에 놓고 곧 돌아가리라는 말을 서문 대장이 묘당에 올렸다. 칸이 돌아가고 나면 말길은 아주 끊기고 성 밖은 용골대의 세상이 될 것이므로 칸이 돌아가기 전에 성 밖으로 나아갈 길을 열어야 한다고 최명길은 말했다. 살려는 뜻은 나에게 있고 적에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칸이 돌아가거나 돌아가지 않거나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라고 김상헌은 말했다. 칸이 온 것과 칸이 돌아가는 것은 똑같이 두려운 일이라고 김류는 말했다. 마당에 들뜬 흙을 바라보면서 임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_P.330
가끔, 나는
최명길과 김상헌을 앞에두고 청나라 용골대를 마주하는
인조의 심정과 같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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