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和

혜존

senny 2013. 9. 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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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서 책을 샀는데

"○○○ 최고위원님 혜존 ●●● 드림" 이라고 적혀있다.

 

●●●은 하필 그 책의 저자다.

 

이름 뒤에 "혜존"까지 붙여가며 선물한 책인데

헌책방에서 4천원에 팔려가게 하는건 어딘가 좀 민망하다.

 

또 한 책에는

"집에 모셔다 드리고 서점에 들러 샀습니다.

가을 밤 잠이 오지 않을때 봐주세요."라고 적혀있다.

 

앞뒤 모양새가..

아마도 소개팅한 사람인 듯 하다.

어지간히 마음에 안들었나, 가을에 시작한 연애는 끝이 났나,"서재 결혼시키기"라도 한걸까.

이런 달달한 메모를 2천800원에 팔다니..

이 책에서 시작되고 끝난 그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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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존(惠存)

: "받아 간직하여 주십시오"라는 뜻으로,

자기의 저서나 작품 따위를 남에게 드릴 때에 상대편의 이름 아래에 쓰는 말.

 

이 말이 일본어의 잔재라는 말도 있고,

오히려 책을 받은 사람이 그 은혜에 고마워하며 간직하겠다는 의미라는 말도 있는데

국립국어원의 답변은 "받아 간직하여 주십시오"라는 뜻이 맞다고 한다.